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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드 리뷰 공간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리뷰- 무한한 가능성 속, 결국 선택한 단 하나의 사랑

by 중드여행자 2025.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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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삶은 수많은 선택의 결과예요. 그런데 그 모든 선택들이 지금 여기, 당신을 만들었어요.“

 

장르: 액션, 판타지, 코미디, 드라마

감독: 다니엘 콴, 다니엘 쉐이너트 (일명 다니엘스)

출연: 양자경, 키 호이 콴, 스테파니 수, 제이미 리 커티스

 

에브리씽에브리웨어올앳원스 포스터


가끔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내가 다른 선택을 했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고 있었을까?”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바로 그 질문에서 시작합니다.

무수한 선택지, 무한한 우주 속의 또 다른 나. 그리고 지금 여기, 현실을 살아가는 가장 평범한 중년 여성 에블린.

 

그녀는 어느 날, 멀티버스의 열쇠를 쥔 채 수많은 자아와 세계를 넘나들게 됩니다.

그 이유는 놀랍게도,그녀가 가장 가능성 없는 에블린이기 때문입니다.


정신없는 전개, 그러나 중심은 관계

 

처음엔 영화가 너무 정신없게 느껴졌습니다.

장르도, 톤도, 속도도 한꺼번에 몰려옵니다. SF와 액션, 코미디, 무협, 심지어 애니메이션과 바위(!)까지

 

하지만 혼돈 속에서 영화는 아주 또렷한 메시지를 품고 있습니다.

 

    “우리는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까?”

    “무너진 관계는 다시 회복될 수 있을까?”

 

그리고 그 중심에는 세 사람이 있습니다.

 

에블린: 실패한 듯한 삶 속에서도 어떻게든 버티는 엄마

조이(조부 투파키): 모든 것을 아는 대신, 아무 의미도 느끼지 못하는 딸

웨이먼드: 가장 약해 보이지만, 세상을 구하는 친절이라는 무기를 가진 남편


엄마와 딸, 닿을 듯 멀어진 마음

이 영화에서 가장 깊게 파고드는 건 에블린과 조이의 갈등입니다.

에블린은 딸을 이해하고 사랑하려 하지만, 방법이 서툽니다. 조이는 엄마의 시선이 숨 막힙니다. 자신의 정체성을 인정받고 싶지만, 늘 부족한 존재처럼 느껴집니다.

 

조이의 또 다른 자아, ‘조부 투파키는 말 그대로 모든 멀티버스를 인식한 존재입니다.

그녀는 우주의 끝에서 거대한 베이글을 만듭니다. 그 안에는 모든 것이 들어 있고, 동시에 아무 의미도 없습니다.

 

모든 것을 알게 되면, 아무 것도 중요하지 않게 돼.”

 

그 허무함 속에서 조이가 진짜 원한 건,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는 엄마의 시선이 아니었을까.


가장 강한 건, 가장 부드러운 것

 

의외로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인물은 남편 웨이먼드였습니다.

그는 싸우지 않습니다. 대신 웃고, 다독이고, 친절하게 대합니다.

멀티버스가 무너질 때조차도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Be kind. 우린 그렇게 싸우지 않아.”

 

이 말이 머릿속에서 오래 남았습니다.

영화가 말하는 사랑은, 거창한 희생이 아닌 사소한 친절과 반복되는 선택 속에 있습니다.


멀티버스는 도피처가 아닌, 거울이었다

 

영화 속엔 수많은 유니버스가 나옵니다.

핫도그 손가락으로 사는 세계, 바위로 존재하는 세계, 쿵푸 마스터가 된 에블린의 세계

 

이 황당한 설정들은 단지 재미를 위한 장치가 아닙니다.

모든 가능성을 경험한 끝에서, 우리가 돌아오게 되는 단 하나의 현실.

결국, 그건 지금 여기, 사랑하는 사람 곁입니다.

 

다른 삶에서도, 당신과 그냥 빨래하고 세금 계산하며 살고 싶었어요.”

이 대사는 영화를 요약하는 가장 아름다운 고백이었습니다.

 


영화가 남긴 것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혼란스럽고, 낯설고, 때로는 우스꽝스럽기까지 하지만

그 모든 걸 지나고 나면, 이렇게 말해줍니다.

 

괜찮아. 완벽하지 않아도 돼. 그럼에도 너는 지금 여기에 있고, 그건 충분히 아름다워.” 

 

한줄 감상

 

무수한 우주를 지나, 결국 도달한 건 당신이라는 하나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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