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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드 리뷰 공간

대만 로맨스 영화 추천|여름날의 레몬그라스 감상 후기 (조우녕, 이목 주연)

by 중드여행자 2025. 4. 13.

 

여름날의 레몬그라스 첫사랑의 기억을 따라 걷다

2024년 대만 영화 / 멜로, 로맨스 / 112

감독: 쉬즈이 / 출연: 조우녕, 이목

 

한여름 오후, 창문 너머로 불어오는 바람처럼, 한 편의 영화가 가슴 속 깊은 추억을 흔들어 놓았다. 영화 여름날의 레몬그라스는 제목처럼 상큼하면서도 씁쓸한 향기를 담고 있는 청춘 로맨스다. 유년기의 기억, 오해와 성장, 그리고 뒤늦은 고백까지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감정의 결을 담담히 풀어낸다.

 


배우 소개: 청춘의 얼굴을 담아낸 두 사람

 

이 작품에서 주연을 맡은 조우녕과 이목은 섬세한 감정 연기로 이야기의 몰입도를 높인다.

 

조우녕은 첫 등장부터 시선을 사로잡는 분위기를 지녔다. 마치 일본 청춘 영화 속 주인공 같은 맑고 서늘한 이미지, 그러나 그 속에 감춰진 따뜻한 마음이 서서히 드러나는 연기가 인상적이다. 눈빛만으로도 캐릭터의 고독과 설렘을 표현하며, ‘청이라는 인물을 입체적으로 만들어낸다.

 

이목은 샤오샤라는 소녀의 순수함과 활기를 자연스럽게 표현한다. 장난기 많은 모습부터 풋풋한 사랑의 설렘, 그리고 성장의 순간까지 그녀의 연기는 꾸밈없고 현실적이다. 특히, 감정을 드러내는 미세한 표정 변화가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두 배우의 조화는 잔잔하지만 확실한 여운을 남긴다. 이들이 함께 만들어낸 장면들은 청춘의 한 페이지처럼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다.

 


 

줄거리: 레몬그라스 향기처럼 번지는 첫사랑

 

어릴 적부터 단짝이었던 샤오샤와 양쭝유는 언제나 함께 붙어 다녔다. 친구들 사이에서는 유자 커플로 불릴 만큼 익숙하고도 자연스러운 존재였다. 그런 평온한 일상은 어느 날, 전학생 청이의 등장으로 미묘하게 흔들리기 시작한다.

 

학교에서 장난처럼 벌어진 몸싸움 도중 분필통이 날아가고, 교실로 막 들어온 청이가 그것을 발로 차며 상황에 개입한다. 그 순간, 샤오샤는 청이에게 첫눈에 반하게 된다. 그녀는 청이의 관심을 끌기 위해 노력하지만, 청이는 늘 조용하고 거리감 있는 태도를 유지한다.

 

어느 날, 청이가 키우던 반려견 화이트를 쫓던 샤오샤가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고, 이마에 난 흉터를 본 청이는 오래도록 기억 속에 남아 있던 한 장면을 떠올린다. 어린 시절, 따돌림을 당하던 자신을 도와주다 상처를 입었던 그 소녀가 바로 샤오샤였던 것이다.

 

그날 이후, 두 사람은 점점 가까워진다. 샤오샤는 청이의 미소를 처음 보게 되고, 청이는 할아버지의 조언을 따라 샤오샤와 함께했던 가장 행복했던 순간들을 다시 그려보려 노력한다. 그러나 감정은 늘 순탄하지 않다.

 

양쭝유는 샤오샤에 대한 마음을 오랫동안 품어왔고, 밴드 공연을 통해 고백하려 한다. 공연 당일, 돌발 상황으로 인해 샤오샤와 함께 무대에 오르게 되고, 두 사람이 함께 노래하는 모습을 본 청이는 그만 마음을 닫아버린다. 샤오샤는 이유도 모른 채 청이의 차가운 태도에 상처받고, 그런 그녀를 지켜보던 양쭝유는 결국 고백하지만, 샤오샤는 묵묵히 외면한다.

 

오해가 풀리기 시작할 무렵, 청이의 반려견 화이트가 위독해지고, 두 사람은 동물병원을 찾아다니며 함께 화이트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러나 결국 화이트는 무지개다리를 건너고, 그 슬픔 속에서 청이는 샤오샤의 진심을 마주하게 된다. 양쭝유 또한 그녀를 완전히 놓아준다.

 

그러나 행복한 시간도 잠시, 청이는 어머니의 뜻에 따라 다시 미국으로 떠나게 되고, 샤오샤는 그의 부재를 견디며 시간을 보낸다. 몇 년이 흐른 후, 친구의 결혼식 날. 샤오샤는 추억이 깃든 장소를 홀로 찾아가 마음을 다독이고 있는데, 그곳에 청이가 나타난다.

 

나 기다리고 있었어. 세 번째 소원.”

그의 마지막 소원은, 두 사람이 영원히 함께하는 것.

 


감상 후기

 

여름날의 레몬그라스는 특별한 사건이 없이도 마음을 울릴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영화다. 첫사랑의 순수함, 말하지 못했던 감정, 시간이 흐른 후에도 남아 있는 그리움.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기억들을 조용히 건드린다.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와 대만 특유의 따뜻한 영상미도 인상적이다. 복잡한 플롯이나 화려한 전개보다는, 잔잔하지만 오래도록 남는 여운이 있는 영화. 그런 이야기를 원한다면 이 작품을 추천하고 싶다.


한 줄 정리

여름날의 레몬그라스는, 기억 저편의 첫사랑을 다시 꺼내보게 만드는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