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만옥1 영웅: 천하의 시작 – 색채와 침묵으로 빚어낸 서사시 2002년 장예모 감독이 선보인 영화 《영웅: 천하의 시작》(영제: Hero)은 단순한 무협 영화가 아니다. 이 작품은 시적 영상미와 철학적 주제를 통해 "무엇이 진정한 영웅인가"라는 물음을 던지는 대서사시다. 진시황과 자객의 이야기를 모티프로 한 이 작품은, 전통적인 무협 장르를 넘어서는 미장센과 서사 구조로 당시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화려함을 넘어선 색의 철학이 영화에서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건 단연 색채의 미학이다. 장예모 감독은 빨강, 파랑, 하양, 초록 등의 색을 각 인물의 심리와 진술에 따라 전략적으로 배치한다. 빨강은 열정과 복수심, 파랑은 냉정함과 진실, 하양은 순수와 희생을 상징한다. 색은 단지 미적인 요소가 아닌, 진실과 거짓, 감정과 이성의 경계를 나타내는 .. 2025. 5. 6. 이전 1 다음